부부일기_vol.17_그녀의 이야기.
부부일기_vol.17_그녀의 이야기. ------------ 우린 어떤 연애를 했을까? ------------ 우리를 만나면 사람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만났고 어떤 연애를 했느냐고 일적으로 만나 연애를 하기 시작했고 그 연애는 몇십 년 함께 지냈던 관계처럼 편안했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내 바닥을 보여줘도 나를 멀리하지 않고 더 가까이 와줄 것 같았던 사람과 너무나도 편안했던 연애 헤이리에서 지내면서 우리는 그 세계 안에 갇혀있었던 것 같다 자연 그리고 일 그리고 우리 눈 뜨면 일을 했고 하루 일과가 끝이 나면 술을 마셨다 그렇다 우리의 데이트는 술이었다고 고백하는 거다 매일같이 출석체크하듯 파주 일대를 돌며 맛 집을 찾으러 다녔고 자연스레 "소주도요. 맥주 세 병이랑"을 외쳤던 것 같다 그게 무료 해질 즘이면 호수공원 갈까? 하고 큰맘먹고 나와 놓곤 다른 연인들처럼 돗자릴 깔고 앉아 "치맥이 딱인데"라며 누구 하나 반기 드는 사람 없이 치킨과 맥주를 시켰다 비로소 목이 단비 내리듯 촉촉해지기 시작하면 그제야 밝고 경쾌한 대화가 오고 가곤 했다 그런 연애는 결혼을 통과하고 나서 더 가속이 붙었다 이제는 집안에서 제조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한껏 흥에 푹 빠져있을 때쯤 나는 예기치 않게(?) 임신을 했고 남편은 갑자기 쓸쓸해졌다 술맛이 안 난다고 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술 먹을 사람이 없다고 진심으로 마음 아파했다 그날, 나는 무알코올 맥주를 한 박스를 샀다 연애, 그리고 사람 사는 거 뭐 별거 있나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거 돈 걱정 없이 사 먹을 수 있는 돈과 함께 즐겁게 술 한 잔으로 웃고 떠들고 그 사이에 진솔한 얘기도 안주 삼아 오고 가며 그렇게 조금은 평범하게 사는 거지 그나저나 여보, 무알코올 맥주 다 떨어졌더라? ----------------------------------- ;부부일기는 0325 부부의 진솔하고 소소한 삶의 이야기 입니다.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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